여러분, 반갑습니다.
윤석열 정부가 작년 6월에 재외동포들의 오랜 염원을
담아 출범시킨 재외동포청에서
‘지구촌
한민족 공동체 구축’이라는 국정과제 실현을 위해
여러분들과 함께 일하게 된 것을 영광으로 생각합니다.
우리 동포청은 출범 이후 불과 1년 여의 짧은 기간이
지났음에도 불구하고
재외동포 정책
기본계획을 수립하고 시행계획도 마련하여
재외동포 정책 체계화의 기초를 이루었습니다.
원폭피해자, 파독근로자, 사할린, 고려인 동포, 입양인 동포에
대한 정책을 수립하는 등
재외동포
정책의 외연도 확장하였습니다.
또한 한글학교 지원, 한글학교 교사 초청연수 강화 등
재외동포의 정체성 강화를 위한 노력도
아끼지 않았습니다.
세계한인비즈니스대회 그리고 세계한인회장대회를 성공적으로 개최해서
글로벌 한인 네트워크도 더욱 내실 있게
다졌습니다.
최근에는 재외동포들을 위한
본인인증 시스템을
획기적으로 도입하는
성과까지 거두었습니다.
이 기회를 빌려서
신생 동포청이 자리를 잘 잡아갈 수 있도록 혼신의 노력을 아끼지
않으신
이기철 초대 청장님과 직원
여러분들께 진심으로 경의를 표합니다.
재외동포청이 지난 1여 년 간 많은 일을 해 왔지만
앞으로 풀어야 할 과제도 적지 않다고
알고 있습니다.
표면상으로는 재외동포의 숫자가 줄고 있고 재외동포의
국내 유입은 늘어나면서
그에 대한
대응을 더 이상 미룰 수 없다고 들었습니다.
그리고 대한민국이 발전하고 동포사회가 성숙해 가는데
소외되어 계시는 동포들에 대한 보상이 좀 더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지역에 따라서는 재외동포와 재외동포 거주국 간의 관계
설정에 있어서도
보다 세심한 주의와
배려가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제가
근무한 몇 군데 나라에서도 그런 문제들이 있어서
저도 현장에서 애를 많이 먹었습니다.
이런 문제들에 대해 재외동포들께서 공감하는 방향으로 지혜를 모아 나가겠습니다.
다만 갓 부임한 제가 오늘 재외동포 정책의 구체적인
방향성을 제시하기보다는
그러한
동포업무를 다루는 재외동포청이
앞으로
어떻게 자리매김해야 할 것인지 저의 생각을 말씀드리고자 합니다.
우리 동포청은 신생 기관인 만큼 다양한 배경을 가진
구성원들이 모였습니다.
이제는 조속한
시일 내에 원팀의 조직문화와 체계를 갖추어 나가야 합니다.
우리 동포청이 ‘지구촌 한민족 공동체 구축’을 지향한다면
그러한 과제를 이행할 조직문화와 역량을
동포청이 스스로 갖추어야 할 것입니다.
무엇보다도 우리가 정부 기관의 구성원으로서
국가와 국민을 위해 헌신한다는 공직
가치에 충실해 줄 것을 당부합니다.
공직에 대한 신념과 자부심이 없으면
이러한 업무를 장기간 감당하기 어렵습니다.
공직 가치로 무장된 바탕 위에 창의적·창조적 사고로 업무에
임하고
효율적으로 업무를 수행하는
습관을 키워 나갔으면 합니다.
일을
위한 일을 하는 것은 과감히 탈피해 주기 바랍니다.
제 취임식을 재외동포 사회에서도 지켜보고 계실텐데,
제가 35년 동안 외교관 생활을
했습니다.
그 동안 동포 업무를
담당할 일이 많았습니다.
최근에
인도네시아에서 근무하면서 느낀 건
동포사회가 더이상 본국의 종속 변수가 아니라는 것입니다.
여기 인천에도 이민사박물관이 있는 것으로 알고
있는데요,
우리 한민족 디아스포라는
공식기록으로는 1902년 제물포항에서
사탕수수 노동자 121명이 하와이로
떠나면서 시작되었다지만,
사실 우리
한민족의 이동은 훨씬 오랜 역사가 있습니다.
고구려와 백제의 유민들이 중국과 서역으로 건너갔고,
일제강점기에는 사할린과 만주로도 가고,
또 사할린에 계셨던 분들은 스탈린 시대에 중앙아시아로
강제이주되어 가시는 등
우리 재외동포
사회 형성의 역사는 우리 과거의 아픈 역사와 밀접한 관계가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대한민국 정부 수립 이후 재외동포 정책은
어떻게 보면
한동안 민족적, 감성적
측면에 중점을 많이 두었다고 할 수 있는데
이제 그 당시의 동포 사회와는 완전히 달라졌습니다.
제가 미국 애틀란타총영사관에 근무할 때
이미 미주사회 우리 동포분들의 주류사회 진출이 서서히
시작되었는데
지금은 엄청나게 활발하지
않습니까?
제가 있던 인도네시아도
마찬가지입니다.
60~70년대에
가셔서 굉장히 고생하시다가 어려움을 극복하고 성공하셔서
지금은 한국에 들어오셔도 남부럽지 않을 만큼 부를 축적하고
영향력을 가지신 분들이 많습니다.
대사관보다도 훨씬 단단한 현지 네트워크를 가지고 있는
재외동포 사회가 많습니다.
그래서
동포사회와 모국이 서로 대등하게 도움을 주고 받을 수 있을 정도로
동포사회의 역량이 성장했기 때문에
그런 동포사회의 위상 변화가
전 세계 한민족, 또 대한민국의 총체적인 역량 확대로 이어지도록 노력하는
게
우리 동포청의 가장 중요한
업무라고 생각합니다.
윤석열 정부가 재외동포청을 신설한 이유가 거기에 있습니다.
전 세계적으로 어려운 상황이지만 재외동포와 모국이
머리를 맞대면
새로운 도약의 길을,
또 솔루션을 찾아갈 수 있을 것입니다.
저도 현장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면서
700만 재외동포의 기대에 어긋남이 없는 동포청이 되도록
몸을 던지겠습니다.
감사합니다.